[스포탈코리아] 안기희 기자= 월드컵 대표팀에 열광하지 않았던 사람은 없다. K리그 역시 아시아 최고 리그로서 사랑 받고 있다. 그러나 장애인 축구는 다르다. 한국에서 장애인 축구는 대표팀을 향한 환호성의 뒤안길에서 쓸쓸히 그들만의 경기를 펼쳐왔다.

그 동안 미약하나마 장애인 축구에 대한 도움은 꾸준히 있었다. 하지만 장애인 체육 단체 중에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대한장애인축구협회 소속 선수(2,000명)들을 모두 돕기엔 역부족이었다. 1년에 1,000억 원 정도인 대한축구협회(KFA) 예산의 1%만 써도 될 일이었다. 그러나 무관심 속에서 장애인 축구는 상처만 받았다.

음지에만 있던 장애인 축구를 끌어낼 수 있는 방법은 사람들의 더 많은 관심을 유도하는 것이다. 그래서 스포츠 용품 회사인 카포 스포츠가 나섰다. 카포 스포츠는 11일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카포 스포츠 본사 사무실에서 대한장애인축구협회와 후원 협약식을 갖고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약속했다.

이 날 후원 협약식에는 카포 스포츠 곽중철 대표이사와 대한장애인축구협회 김성일 회장, 그리고 대한장애인축구협회의 경기기술위원장이자 뇌성마비 장애인 축구팀인 ‘곰두리 축구단’의 감독을 맡고 있는 신철순 씨가 참석했다.

곽중철 대표이사는 장애인 축구와 후원 협약식을 진행하게 된 계기에 대해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회사가 축구를 통해 성장했기 때문에 장애인 축구를 돕는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는 일이다. 관심 밖에 있는 장애인 축구를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카포 스포츠는 다른 기업들과는 다르게 직접 대한장애인축구협회를 방문해 후원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가 성장한 만큼 어떻게 하면 사회에 돌려줄 수 있을지 고민해왔던 곽중철 대표이사가 사원들과 논의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전직 공군참모총장이란 눈에 띄는 이력을 가진 김성일 회장은 이런 카포 스포츠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는 “카포 스포츠가 물질적인 것보다 따뜻한 마음씨를 보여줬다”며 “스스로 협회를 찾아와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준 것이 고맙다”는 뜻을 전했다.

카포 스포츠는 이번 장애인 후원 협약을 통해 금전적인 부분을 우선적으로 지원한다. 또 이번 후원 협약을 계기로 향후 장애인 축구 선수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 물질적인 부분도 충분히 지원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장애인 축구가 제일 필요로 하는 관심 유발에 대해서도 꾸준한 노력을 펼칠 예정이다.

곽중철 대표이사는 “장애인들이 스포츠를 할 수 있다는 것은 곧 사회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라며 “장애인 축구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 미디어나 관계 기관, 기업에서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사진=이연수 기자